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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머니를 기리며

깨어진 항아리

더시스템 2022. 4. 11. 19:5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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깨어진 항아리

 

 오래 되어 깨어져 금이 가고 못생긴 물 항아리 하나가 있었습니다.

그 항아리의 주인은 다른 온전한 것들과 함께 그 깨어진 항아리를 물을 길어 오는데 사용했습니다.

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그 주인은 깨어진 물 항아리를 버리지 않고 온전한 물 항아리와 똑같이 아끼며 사용했더랍니다.

깨어진 물 항아리는 늘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.

"내가 온전치 못하여 주인님에게 폐를 끼치는구나, 나로 인해 그 귀하게 구한 물이 새어버리는데도 나를 아직도 버리지 않으시다니,..."

어느 날 너무 미안하다고 느낀 깨어진 물 항아리가 주인께 물었습니다.

"주인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고 새로운 온전한 항아리를 구하지 않으시나요? 저는 별로 소용 가치가 없는 물건인데요."

주인은 그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물 항아리를 지고 계속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.

그러다가 어느 길을 지나면서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했습니다.

"얘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아라."

그제야 물 항아리는 그들이 늘 물을 길어 집으로 걸어오던 길을 보았습니다.

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며 싱싱하게 피어 있었습니다.

"주인님 이 산골 길가에 이렇게 예쁜 꽃들이 어떻게 피어 있을까요?"

주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.

"메마른 산 길가에서 너의 깨어진 틈으로 새어나온 물을 먹고 자란 꽃들이란다."

 

2012년 4월 20일
- 어머니 故장순실 페이스북 -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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